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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전하는말

한없이 큰 사랑 ♥

by 대류 2011. 6. 17.

결혼식을 올리고 이제 두 달이 되어간다. 연애를 오래 한 탓인지 별다른 감흥은 없지만, 장인, 장모님을 비롯하여 새로운 식구들에게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새로운 사람들에게 잘하기 위해 기존의 내 사람인 엄마에게 소홀해진 것 같다.

 

워낙에 무뚝뚝한 놈이라 이전에도 특별히 엄마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그것마저도 소홀해졌다.

 

내가 결혼 후 혼자 지내시는 엄마…. '오늘은 엄마에게 전화 한 번 해볼까?' 하다가도 내일 해야지 하며 미뤘었다. 오늘 오랜만에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며칠 전 1박 2일로 일하러 다녀와서 한 10일을 꼬박 아파서 누워 있었단다.

 

"니는 결혼하더니만 전화도 한 통 안 하나?" 하신다. 내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엄마는 "그래." 하신다.


잠시 후 내가 일하는 곳으로 오셨다. 뭔가 잔뜩 들어 있었다. 미숫가루와 꿀과 이것저것 반찬들…. 미숫가루에 꿀 타서 쉐이크 통에다 섞어서 먹으란다. 특별한 미숫가룬데 몸에 좋은 거라며 이거 사는 데만 10만 원 넘게 들었단다. 당신은 열흘 동안 혼자 앓아누워 있었으면서도 몸이 좀 나아지자마자 내 생각에 몸에 좋은 것을 해다가 주시는 엄마다. 일 마치고 모임 갔다가 들어오는 길…. 새벽 두 시가 넘었다. 차에서 혼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엄마가 며칠이나 혼자 아파 누워 있었으면 밥은 어떻게 드셨을까? 밥 차리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어떻게 했을까?

 

며칠 전 급체해서 종일 고생고생했는데…. 나 같은 장정이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참으로 죄스럽고 코끝이 찡해온다. 아직 아기는 없지만, 결혼한 후로 부모의 사랑에 대해 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어제와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이제 나도 보답 좀 하며 살아야지…. 끝없이 퍼주기만 하는 엄마…. 그 앞에서 주저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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