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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1일 차 3월 25일 (수)


01:01

A 병원 응급실에 있다는 엄마 전화


01:10 병원 도착

집에 있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친구에게 전화해 같이 병원에 왔다고 한다. 엑스레이 찍고 피 검사한다고 피를 뽑아갔다.


02:10 여의사와 면담

들어올 때는 우측 하복부 고통을 심하게 호소해 맹장으로 의심했으나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백혈구 수치가 정상이 10,000인데 17,000으로 높게 나왔고 염증 수치가 높게 나왔다. 염증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은 장염일 수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몸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으며 배에 변과 가스가 가득한 것이 오래전 자궁암 수술로 인한 장 유착일지도 모르나 엑스레이상으로 봐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금세 호전된 것으로 보아 경과를 지켜봐도 좋겠다고 했다. CT를 찍으면 더 좋지만, 경과가 좋아져서 지금 당장 찍자고 권하지는 않는다. 우측 골반 위치 바깥쪽에 칼슘 덩어리인지 아무튼 돌이 있다. 이건 CT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일단 오늘은 염증 수치가 높으니 항생제 맞고 귀가하란다. 항생제 맞고 귀가


11:00경

엄마가 배 아파서 못 움직이겠다고 시장 주차장 쪽으로 오라고 해서 태워서 A 병원 도착. 

진통제 맞고 CT 촬영하고 엑스레이 촬영하고 결과 기다리는 중.


3시간여 기다려 게실염이라 판정받음. 게실에 구멍이 작은 게 있는데 자연스럽게 아물 수 있으므로 일단 입원하고 항생제 맞으며 다음날 경과보고 수술할지 약물 치료할지 결정한다.


입원함.


23:00경

일 마치고 오니 잠을 설치는 엄마. 아파서 깊게 잠들지 못한다고 함.






입원 2일 차 3월 26일 (목)


08:30경

아침 회진. 엄마는 아파서 제대로 못 잤다. 토하고 설사 비슷하게 변 보고나니 조금 나은 것 같다. 전날보다 조금 나아졌다고 의사는 약물치료 하면서 지켜보자고 한다. 의사의 지켜보자는 말이 참 매정하게 들린다. 엄마는 자꾸 설사 때문에 환자복 버린다고 기저귀를 사 오라고 해서 사다 줬다. 


23:00경

일 마치고 가보니 2인실에서 6인실로 옮겨져 있다. 편하게 2인실 있으랬는데, 자식들 돈 쓸까 다인실로 옮기는 부모의 마음이다. 조용한 병동, 실내는 더웠다. 이불을 걷어차고 옆으로 누워 깊게 잠든 엄마의 뒷모습에서 온종일 고통에 시달렸음이 느껴졌다. 왠지 평소보다 커 보이는 모습에 온몸이 퉁퉁 부은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가득 차올랐다. 깊게 잠든 엄마를 굳이 흔들어 깨우며 아들이 왔다는 것 알렸다. 내가 걱정돼서 왔다는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 자면서도 내내 아파하다가 겨우 잠들었다고 웅얼거렸다. 왜 겨우 잠든 엄마를 깨웠을까…. 내일부터는 조용히 갔다 와야겠다.


나오면서 간호사에게 추가로 검사한 것이 있는지, 약물치료로 그대로 가는 것인지 재차 확인하고 계속 아프고 토한다는데 항생제 때문이냐고 물었다. 사실은 치료받기 위해 입원까지 했는데 왜 차도가 없느냐고 치료방법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따지고 싶었는데 입 밖으로는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했다. 


환자의 고통은 외면하고 계속 지켜보자는 말만 하는 의사에게 소극적으로 자기방어만 생각하는 보수적인 의사라고 힐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내가 아는 것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르는 것이니 나는 가만히 있어야지 않겠는가….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고통에 지루함이 더해진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나도 아프다. 새로 산 블루투스 이어폰 때문에 길을 걸으며 한동안 듣지 않았던 노래를 듣는데, 가사들이 하나같이 아름답고 가슴 깊숙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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