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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52일 차 5월 15일 (금)


9시 좀 안 돼서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병실 올라가야 하니 오전 중에 오란다.


10:00

병원에 도착했다. 누나도 도착해 있다. 누나가 먼저 엄마 보고 왔는데 괜찮아 보이더란다.


엄마가 중환자실에서 나오길 기다리다 과장과 면담하러 갔다. 소장 안쪽에 구멍 나서 새는 곳 찾는다고 오래 걸렸단다. 그러면서 호스를 2개나 더 꽂았다고 했다. 


10:20

병실로 왔다. 숨을 크게 몰아친다.


10:38

숨이 가쁘다고 호소해서 간호사가 왔고 과장에게 보고하라 했고 간호사가 급히 전화하러 나갔다.


10:40

간호사가 손가락에 기구 끼우더니 산소 수치 쟀고 99%란다. 그리고는 오지 않는다.


10:48

엄마가 계속 숨이 가쁘다 해서 다시 간호사를 불렀다. 다른 간호사와 교육생이 왔다. 혈압이 160이란다. 과장에게 보고했냐니까 수술 중이라서 상태 더 지켜보고 말한단다. 맥박 128이란다. 그리고는 간호사가 다시 손가락 끼우는 기계 바꿔 가지고 오더니 수치는 정상이란다. 그러면서 엄마에게 정상이니 마음 편히 갖고 숨 크게 쉬라고 했다.






입원 53일 차 5월 16일 (토)


12시 조금 넘어 병원에 도착했다. 한눈에 봐도 상태가 이상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피부가 쭈글쭈글했는데 손발이 퉁퉁 부어서 팽팽하다. 얼굴과 다리도 좀 부은 것 같다. 간호사가 피 수치가 낮았다며 수혈을 하고 있다. 입에 점성이 매우 높은 누런색 가래인지 이물질이 자꾸 낀다. 치아 앞쪽과 혀에도 있고 저게 기도를 막지나 않을지 걱정이고 저것이 굳으면 안 될 것 같고 그렇다. 숨 쉬는 것도 너무 힘들어 보인다. 말도 영 어눌하다. 수술한 지 이틀이 지났는데 상태가 영 이상하다. 물을 좀 먹으면 좋겠는데 물도 안 먹으려고 한다.


의사가 마침 병실 돌며 환자들 보고 있길래 나도 신청해서 우리 병실에 왔다. 링거를 많이 맞아 부어 있는 거고 이뇨제 쓰면 붓기는 가라앉는다 했다. 근데 수혈 중이라 못쓰니 천천히 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오늘 4팩, 내일 2팩을 수혈한단다. 입안에 생기는 것들은 침이 굳어지는 거라는데, 자꾸 닦아주란다. 결국은 별 이상이 아니란 투다.


엄마 입술이 많이 상했다. 껍질이 일어나고 치아도 많이 상한 거 같다. 변색도 좀 된 거 같고 물이라도 먹으면 좋겠는데 물을 안 먹으려 한다. 입안이 너무 마른 것 같아 걱정이다. 


17:43

누나에게 카톡이 왔다. 열이 나서 수혈도 중단했단다.


18:20

내가 병원에 오니 다시 수혈을 받고 있다. 간호사가 혈압과 체온을 재면서 열은 조금 떨어졌다고 한다. 여전히 숨을 크게 몰아쉰다. 숨 쉬는 게 편치 않아 보인다. 계속 정신을 똑바로 못 차리고 자는 거 비슷하게 종일 몽롱해 있다. 그리고 입을 제대로 벌리지 않고 말을 해서 어눌해서 말도 못 알아듣겠다. 수술한 지 이틀이 지났는데 마취가 덜 풀린 건가… 계속 "아이고 죽겠다."는 말만 간간이 한다.






입원 54일 차 5월 17일 (일)


19:00경

낮에 누나가 다녀갔는데 피를 많이 맞아서 그런지 컨디션은 좋아 보이는데 헛소리를 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손발에 붓기는 많이 빠졌다. 그런데 틀니를 안 하고 있어서 그런지 치아가 많이 삐뚤어졌고 치석같이 것이 끼어서 입이 엉망이다. 팔에 피부는 안 씻어서 그런지 비늘같이 일어났고 머리는 정수리에서부터 하얗게 변하고 있다. 헛소리와 바른 소리를 섞어서 하는 것이 정신이 맑지 못한 것 같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섬망인 것 같다.


19:40경 

간호사가 주사 맞아야 한다며 가지고 온 것이 무려 6~7개나 된다. 한 번에 다 놓고 갔는데 위 보호하는 것 등 많이도 놓았다.






입원 55일 차 5월 18일 (월)


오전에 누나에게서 카톡이 왔다. 틀니도 끼웠고 양치도 했고 말하는 것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운동해야 하니 휠체어라도 태워서 좀 돌아다니라고 했다. 안심이 좀 됐다.


13:05

엄마가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 얼음 주머니를 대고 있다. 어제 37.5도 미열이 있었는데 오늘은 열이 더 나나 보다. 숨을 다시 크게 쉬고 흰죽 같은 링거를 꽂아 놨다. 식사를 못 한지 두 달이 다 되어가니 살도 참 많이 빠졌고 팔다리에 힘이 없으니 손으로 뭘 집으려고 하면 풍 환자처럼 벌벌 떤다. 지금 자면서도 얼굴이 간지러웠는지 긁으려는데 손이 떨리다. 지난주 월요일 2차 수술 이후로 한순간도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침대에서 누워서만 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






입원 56일 차 5월 19일 (화)


12:00

정신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지난 이틀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단다. 내가 온 것도 모르고 안 왔는지 알았단다.


간병인은 내일 아침에 간다고 한다. 다른 간병인 오기로 했다. 이 간병인도 많이 지쳤을 거다.


식염수 넣어서 드레싱 하던 좌측 복부에 비닐이 달려있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내용물이 조금 있었는데 지금 보니 변이 가득 찼다. 이게 좋은 건지 어떤지 모르겠다. 의사를 만나서 지금 상태를 물어보고 싶은데 수술 중이란다. 


엄마 친구분이 오셨는데, 큰 병원으로 옮기라고 한다. 엄마가 이제 다 됐는데 뭘 옮기느냐고 말한다. 그 말을 들으며 과연 그런 건가? 의문이 들었다.






입원 57일 차 5월 20일 (수)


병원에 오니 누나가 있다. 오늘 아침 간병인이 바뀌었는데 엄마가 장루를 차고 있으니 85,000원 달라고 했단다. 그래서 누나가 사무실에 전화했더니 사무실에서 기존 간병인들에게 얼마씩 받았느냐고 확인 후 다른 사람들이 8만 원씩 받고 갔다고 하니 이 간병인에게 전화 걸어 8만 원만 받으라 했고 자기네들끼리 다툰 모양이다. 끝내 오늘 저녁까지만 하고 간다고 한다.


과장이 오전 드레싱 할 때 누나가 있었는데 좌측에 대변이 새어 나온 것은 장이 활발하게 운동을 시작했다는 증거고, 안에 차있는 것들만 비워지면 아물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했단다. 우측에 피랑 오물 나오던 관이 두 개 제거되었다. 오늘부터 죽도 먹어도 된단다. 휠체어 타고 바깥에도 나갔다 왔다.


앞으로 어느 정도 회복하면 퇴원해서 생활하다 장루 제거하면 된다고 했단다. 회복속도는 느리지만, 최대 길게 잡아도 한 달 이내에 퇴원할 거라 했다. 그리고 나으면 다시 장루 제거술 받으면 된단다. 누나가 잘 낫고 있는 단계냐니까 그런 것 같다고 했단다. 자기가 세 번이나 수술하고 드레싱도 거의 다하면서 살피면서도 어쩜 그리 자신감이나 확신이 없는지….


20:18

누나에게 카톡이 왔다. 새 간병인이 3개월밖에 안 됐는데 잘하는 것 같다고…. 저녁에 녹두죽 세 숟갈 먹었단다. 엑스레이도 찍었는데 괜찮다고 했단다.


S자결장 게실염으로 인한 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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