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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비밀/엄마를 앗아간 게실염

보험사와 합의! 결론은 의료 과실!

by 대류 2016. 1. 31.

병원 측 보험사로 부터 보상을 받은 후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 얘기했던 대로 엄마 보험사에도 질병 사망 보상금이 아닌 상해 사망 보상금을 신청했다. 상해사망에 대한 보상이 두 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병원 측 보험사로부터 소송 없이 합의를 받았으니 이것은 그쪽이 잘못을 인정한 것이고 사망의 원인이 의사의 과실이니 상해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사무장의 설명이었다.


의사에게는 내가 마지막에 소송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병원 측과 합의가 안 되면 거기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생각 외로 한 번에 합의가 이뤄 졌지만, 엄마 보험사와는 긴 싸움을 예상하고 있었고 착수금까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보험사에서 의뢰받은 손해사정업체에서 직원이 나와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면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우리는 상해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소송까지 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직원은 3주 안에 답을 주겠다고 했는데,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연락이 왔다.


물론, 그 사이 사무장님이 독촉도 하고 통화하면서 뭔가 조율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과는 90% 선에서 합의하기로 했다.


엄마는 많이 배우지 못하고 크게 누리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시고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다. 누나와 내가 결혼할 때 도움을 주지도 못했고 학비도, 용돈도 우리는 스스로 해결하며 자랐다. 엄마는 우리에게 헌신하였음에도 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 우리는 모두 가정을 안정권에 올려놓았고 엄마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엄마는 효도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가셨다.


끝내 우리에게 물려줄 재산조차 없었고 오히려 빚쟁이가 찾아 왔었다. 하지만 의사의 과실로 우리는 병원과 보험사 측으로부터 적지 않은 보상을 받았고 이것이 결국은 엄마가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이 아닌가 싶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엄마가 생각나고 병원에서의 시간이 영상처럼 스치며 피가 거꾸로 솟는다. 그 독하다는 보험사마저도 문제 제기 없이 합의하는 것으로 보아 의사의 과실이 컸음이 다시 한 번 확증되었다. 


소송까지 가지 않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마음은 더욱 씁쓸해 진다.


보험사와의 소송에 대비해 엄마와 관련된 물품이나 서류들을 모두 챙겨 놓고 있었다. 이제 더는 보관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설날에 엄마에게 찾아가 얘기해주고 정리하고 돌아와야겠다.


참고로, 변호사에게는 합의금을 받을 때마다 20%를 주었다. 우리를 이 변호사 사무실로 이끌어 주었던 보험 설계사를 만나 식사도 하고 사례도 할 생각이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엄마와 관련된 일을 마무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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