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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전하는말

좀비같은 예비군

솔파파 대류 2009.04.30 01:02

예비군 훈련 전날 친구와 얘기를 하다 예비군훈련 얘기가 나왔다. 주위에 누가 예비군 훈련을 간다는 얘기만 들어도 자기가 짜증이 난단다. 피식 웃어버렸다. 짧은 쓴웃음으로 대변되는 공감이라고나 할까…. 친구의 또 한마디에 박장대소했다. "예비군 훈련장 가면 다들 좀비 같다."



어제 예비군 훈련장에 가서 사람들을 유심히 봤다. 친구 말이 맞았다. 입소할 때 질질 끌면서 뚜벅뚜벅 걸어간다. 입소하자마자 목욕탕의자에 앉아 고개 푹~ 떨구고 흙이나 만지거나 눈감고 명상한다. 쉬는 시간 아무 데나 누워 있다가 조교가 부르는 소리에 스~~윽 일어난다. 밥 먹을 때 잠시 인간이 되었다가 훈련 시작하면 기다림에 지쳐 다시 좀비가 된다.


예비군 6년 동안 향방기본, 향방작계 등 수차례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서 고개 숙이고 괴로워했던 기억밖에 없다. 함께 간 친구가 있건 없건, 괴롭기는 매한가지였다. 이건 뭐 훈련은 하나도 힘든 게 없는데 앉아서 가만히 멍 때리는 거야말로 미칠 노릇이다. 극약처방으로 PSP나 UMPC를 들고가서 영화를 보려 했는데 밖에서는 빛 때문에 볼 수도 없었다.


나야 이제 동네 한 바퀴 도는 향방작계만 받으면 끝이라 다행이지만, 이런 비효율적인 예비군 훈련은 정말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다들 생업 때문에 바쁘기 그지없는데 훈련하는 시간보다 허비하는 시간이 많으니 다들 불만이 가득할밖에…….


어제 훈련장에서 마지막 교관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힘들지요? 훈련보다도 기다림에 지쳐 힘들지요? 이제 곧 퇴소합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대한민국 남자들은 다 아는데 저 위에 높으신 분들은 받아보지 않아서 모르는 건가? 예비군훈련 폐지되거나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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