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실염

과장님에게… …

게실염 | 2026.04.05

장례를 치르고 엄마가 얘기한 데로 담배 두 보루를 사 들고 누나와 담당의를 찾아갔다. 그리고 그동안 병상일지의 마지막으로 과장에게 편지도 한 통 썼다. 처음 진료부터 편지까지 모든 이야기를 출력해서 전달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우리의 심정을 알아 달라는 의미다.

 

저는 2015년 3월 25일부터 과장님이 진료하여 같은 해 6월 24일에 과장님이 사망 선고했던 故 000 환자의 아들입니다. 

 

저는 당신을 생각하면 참으로 만감이 교차합니다. 결과는 최악이지만, 당신이 최선을 다해주었음에 누나와 저는 이견이 없습니다. 쉬는 날도 나와서 애써 주셨음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의사는 의술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에는 우리를 비롯한 선생님 또한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여 의식 없는 모습을 보는 것은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다리며 입술이며 피부마저 성한 곳이 없는데 마지막에 삽관하며 이가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전신이 터질 듯이 부풀어 저보다 몸이 더 커지고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마지막 얼굴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엄마가 병원에 계시는 동안 매 순간의 감정을 일기로 기록하였습니다. 소송을 통해 억울함을 풀고 싶지만 그 대신 선생님께 이 일지를 드리겠습니다. 이것으로 우리 엄마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더불어 우리의 아픔도 함께 해주십시오.

 

생을 마감하면서 마지막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가신 것이 가장 가슴 아프고, 자식 손 한 번 꼭 잡아보지 못하고 가신 것이… 그것이 한으로 남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원망합니다. 그렇지만 수고 많으셨고 애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엄마를 생각하면 선생님이 꼭 함께 떠오르네요…. 그리고는 '애증'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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