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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전하는말

기차역에 가면 마음이 들뜬다!

by 대류 2005. 10. 11.




어제도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조금 늦게 마친 탓에 차가 끊길까 봐 보이지도 않는 눈으로 아무 버스나 올라탔다.


평소 68번을 타고 다니는데 타고 보니 67번이었다. 가는 길이 몇 개 없으니 당연히 내가 가던 곳 근처라도 가겠지 싶어서 앉아 있었는데 이런… 구덕터널 쪽으로 갑자기 꺾이는 것 아닌가…. 에라이~ 대신동 역에서 지하철이나 타고 가야지 싶어서 앉아 있으니 또 다른 길로 가는 것이었다.


부산역 쪽으로 갔다. 대신동보다야 훨씬 편하게 가는 거다. 아무튼, 부산역에 내렸지. 더 편한 곳에 내릴 수 있었지만, 부산역이 보고 싶었다.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는 시간… 하지만 부산역은 주변은 화려했다. 부산역의 환한 모습, 꼬리를 물고 늘어선 택시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노점상들, 이유는 모른다. 그저 가슴이 쿵쾅거렸다. 서울행 기차를 타기 위해 부산역에 갈 때도 그렇지만 기차를 타지 않아도 기차역에 있으면 늘 가슴이 설렌다. 어디론가 가고 싶은 본능인 것 같다.


여친을 중국으로 보낼 때 인천공항에서 시간이 생각났다. 저걸 타고 나도 어딘가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막상 하려면 어려운 일…. 그것이 여행이다.


다음에 꼭 밤 기차 타고 여행 떠나보고 싶다. 어딘가 가고 싶다기보다는 기차역에서의 기차 안에서의 그 설렘이 좋아서 말이다.


우연히 잘못 탄 버스로 덕분에 오랜만에 들뜬 기분을 느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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