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일

 

2시까지 와서 입원하라고 했다. 1시 반에 병원에 도착했다. 의사를 만나 입 안쪽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편도가 너무 커 편도 두 개가 거의 붙어서 숨길을 막고 있었다. 좀 더 일찍 수술했어야 하는 거 아니었나 아쉬웠다.

 

구강호흡 때문인지 얼굴이 제법 많이 길어졌다. 일찍 했으면 더 동글동글하지 않았을까?

 

담당의를 만나고 입원 절차를 밟고 입원실 배정을 받고 나니 3시가 다 되었다. 출근해야 하는데, 다시 이비인후과로 오란다. 레지던튼가 보조 의사(?)를 만나 수술에 대한 아주 간략한 설명을 듣고 수술 동의서에 사인했다.

 

우리 아이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병원에 잘 있다. 두려움이라고는 1도 보이지 않아 걱정을 많이 덜었다. 자기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것일까? 

 

장인어른이 봐주시고 나는 출근했다. 저녁에는 와이프가 와서 보고 내일은 연차를 냈다.

 

 

수술당일

 

오늘 8시 반에 수술실로 들어가고 9시에 수술하기로 되어 있다. 7시 반에 일어나서 7시 40분에 집을 나섰다. 번영로 진입 구간에서 출근 차량 때문에 차가 엄청나게 밀렸다. 혹시나 아이 수술 들어가는 것도 보지 못할까 봐 밟을 수 있는 구간은 최대한 밟았다. 다행히 8시 30분 전에는 도착했다.

 

8시 36분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에서 대기하며 수술 직전까지 아이를 안심시키려는지 수술방 바로 옆에 회복실까지 보호자 한 명이 같이 들어갈 수 있다. 아내가 들어갔다.

 

우리 아이는 수술이 뭔지 모르는걸까?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더 안스럽게 느껴진다. 가끔 수술 치료하는 방송 프로를 같이 봤기 때문에 잘 알텐데 정말 용감한건가?

 

10시 5분 

수술실에 누가 들어갈 때 우리 아이 침대가 수술실 안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회복실로 이동하는 것 같았다.

 

10시 35분

수술실 앞에 있으니 솔이가 나왔다. 아내가 회복실에 들어갔었는데, 수술실 나와서 아프다고 울고불고 난리였단다. 내가 봤을 때는 진통제 맞고 잠들어 있었다.

 

얼굴이 조금 부어 있는상태다. 병실에 오니 간호사가 4시간 동안 금식하고 목이 많이 부으니 얼음찜질 해주란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얼굴을 찌푸리고 기침도하더니 침을 뱉는다고 하더니 피가 섞여 나왔다. 먼저 수술한 지인에게 얘기 들으니 피를 엄청 뱉어내서 아이가 그걸 보고 놀란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안쓰러운 것은 매 한가지다.

 

그래도 진통제 때문인지 크게 고통스러워 하지는 않는다. 유튜브 틀어주니 누워서 잘 본다.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것이 더 마음 아프다. 그 못브을 보고 출근 했다. 

 

저녁

아내에게 카톡이 왔는데...  저녁식사가 나왔단다. 찬미음 이라는데, 따뜻해도 겨우 먹을까말깐데 차가우니 애가 먹었을 리 만무하다. 결국 어젯밤부터 꼬박 하루 동안 빵빠레 하나 먹은 것이다.

 

성인도 수술하고 나면 입맛이 없을 건데 편식 심한 아이가 먹을 리 없어서 영양제라도 놔줄 수 없냐니까 표준 의료약관 어쩌면서 안 된단다.

 

 

 

 

수술 다음 날

 

아내가 출근해야 해서 6시 47분에 병원에 도착했다. 아이가 평소보다 잘 때 소리가 안 나는 것 같다.  나도 간이침대에서 눈을 붙였다. 제길 침대가 너무 작다. 쿠션도 너무 형편없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상할 것 같다. 다리가 10cm 넘게 벗어나고 가로 폭도 좁아 팔장을 끼고 있어야 한다.

불편한 와중에 겨우 잠들려는데 7시 30분 되니 간호사가 깨운다. 이비인후과 가서 외래 진료 보고 오란다. 간호사도 없고 의자에 다른 환자들이 앉아 나름의 순서대로 면담하러 간다. 담당의는 아니고 레지던트 같은 젊은 의사가 수술상태를 본다.

 

입안을 촬영해 보여주는데 기도를 거의 막았던 편도가 완전히 사라졌다. 목젖이 수포 오르듯이 부어올라 있었다. 피도 안 나고 목젖은 수술하고 났으니 부을 수 있다고 아이스크림 먹이란다.

 

돌아오니 식사가 와있다. 흰죽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국물이 두 개가 있다. 너무너무 먹기 싫게 생겼는데 아빠가 있으니 그래도 크게 반항하지 않고 먹었다. 왜냐하면 말 잘 듣고 잘 견디면 장난감 사주니까...

 

8시25분

식사중에 갑자기 애가 발이 아프다며 눈물을 짠다. 만져보니 오른쪽 발가락 위쪽이 조금 부은것 같다. 언제부터 아팠냐니까 방금부터 그렇단다. 이해할 수 없는 증상이다.

 

8시 45분

식사하고 있는데 의사가 회진왔다. 입안을 보려고 했는데 입에 음식물이 있다고 하니 아까 다른 의사가 봤으니 뭐... 붓기 좀 빠지면 숨소리 고르고 호흡이 많이 편해진단다.  

목이 아파서 그런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잘 안 하고 말수가 부쩍줄었다. 수술실의 공포와 마취에서 깬 후 고통에 대한 충격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아플거라고 미리 설명을 좀 해줄걸 그랬다.

 

 

2주 경과

 

우린 맞벌이라 낮에 봐 줄 사람이 없으니 1주일은 외할머니 집에서 요양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고.... 제대로 먹질 못하니 살이 너무 빠져서 2주가 되기 전에 안되겠다 싶어 일반식을 먹였다. 자극적이지 않게 미역국 같은 걸로 먹였다.

 

수술하고 다음 주에 외할아버지랑 외래진료 다녀 왔고.... 그 다음 주에 유치원 가기 전에 내가 데리고 병원에 갔다. 잘 낫고 있으니 이제 더이상 병원에 올 필요 없고 약도 먹을 필요 없단다. 이렇게 금세 수술과 회복이 될 줄이야.... 먼저 수술 한 지인은 한 달 뒤에 살펴보자고 했다고 하던데... 우린 안 와도 된다니 수술이 무척이나 잘 됐나 보다.

 

 

 

현재

 

수술한 지 17일 차다. 일상과 다른 것이 아무것도 없다. 과자도 잘 먹고 건강한 것 같다. 어젯밤에 잘 때 숨소리를 들으니 소리가 전혀 안 난다. 매우 편안하게 자는 것 같았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음식도 잘 넘어가고 숨쉬기도 편하다고 한다.

 

수술 전에는 많이 망설인 것이 사실이다. 멀쩡하게 잘 지내는 아이에게 괜히 칼대는 수술해서 오히려 안 좋을까 봐 말이다. 불편해도 그냥 사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지금 와서는 수술이 잘 되어서 그런 거겠지만, 수술시키길 너무 잘했다.

 

목소리가 변했다. 이것은 일시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목소리가 좀 더 카랑카랑 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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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열이 나도 크게 쳐지거나 하지 않는다. 깨어 있을 때는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법이 없고 종일 이것저것 뭔가를 한다. 몸에 열이 많은지 잘 때는 이불도 덮지 않으려 하고 자고 있을 때 이불을 덮어주면 이내 발로 차버린다.

 

그래서 가끔 침대에 들어가 이불을 덮어쓰고 누울 때는 얘는 분명 어디가 아픈 것이다. 411일 수술 날짜를 받아놨는데... 일주일 가량 남겨놓고 녀석이 침대로 가 누우며 이불을 덮어쓴다.

 

유치원과 피아노를 다녀와서 일하는데 갑자기 저 뒤에서 이상한 냄새가 가보니 누군가 토를 해놨다. 우리 아이가 토해놓고 아빠에게 혼날까 봐 자리를 피했던 것이다. 다그치니 이내 눈물을 흘린다. 몸도 안 좋은데 아빠가 혼내니 서러웠을 테지....

 

아내가 퇴근하고 아이를 데리고 곧장 병원으로 가서 장염 진단을 받았다. 6시 반에 간 병원에서 링거 맞고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왔단다. 다음날 짐을 싸서 처가로 갔다. 아이가 아프면 처가로 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입원을 닷새 앞둔 오늘 병원에 다시 들렀다.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추가로 3일분 약을 더 받았다. 수술 날짜까지 무사히 잘 나을지 걱정이다. 편도제거 수술하고 나면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할 텐데 장염이라 지금도 먹질 못하고 있으니 수술 끝나면 살이 쏙~~~ 빠지지 싶다.

 

어린아이에게 좀 잔혹할 수도 있지만, 다 너의 건강을 위한 것이니 잘 버텨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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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병원에 미리 전화로 진료 예약을 해두고 9시 10분경 병원에 도착했다. 생각 외로 사람이 많지 않아 뭘 하더라도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접수창구에서 신상 등록하고 카드를 발급받고 이비인후과로 향했다. 이비인후과 창구에 얘기하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차례가 왔다. 개인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다고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친구가 추천해서 이리로 왔다고 얘기했다. 의사는 믿음직스럽게 생기고 설명도 알기 쉽게 해주었는데, 진료실은 상당히 낙후돼 보였다. 


입안과 콧속을 내시경 같은 거로 촬영하며 보여주는데, 정말로 편도가 매우 매우 큰 것이 눈에 보였다. 아데노이드가 비대해서 콧물이 기화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고 얼굴이 길어지는 등 변형이 올 수 있으니 수술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축농증 비염도 잘 발생하는데, 알레르기성이 아니면 대부분 수술 후 같이 좋아진다고 한다. 편도의 크기를 4단계로 나눈다면 4등급이라고 했다. 충분한 설명을 듣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아이들은 항상 가장 첫 수술로 한단다. 방학 때 수술 스케줄을 보여주면서 방학 때는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며 지금은 학기 중이라 그렇게 수술이 많지 않다고 한다. 초등생 자녀의 수술을 고려하는 부모라면 방학 전에 미리 검사를 받아 놓고 날짜를 잡아 놓지 않으면 원하는 날에 수술하기 힘들겠다 싶었다.


2주 후에 수술하기로 했다. 입원실을 예약하고 각종 검사를 받으러 다녔다. 검사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엑스레이 촬영 3장

2. 심전도 검사

3. 혈액검사(채혈)

4. 콧물검사 – 독감 검사할 때처럼 면봉을 콧구멍에 쑤시는 거다.

5. 약국에 가서 처방받은 가글을 받아 귀가


검사비는 대략 15만 원 정도 나왔다.


우리 딸은 4살 때까지는 얼굴이 동그랬는데, 지난 3년간 얼굴이 제법 길어졌다. 나를 닮아 그런 것인지 수면 시 구강호흡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의사는 꼭 해야 하는 수술은 아니지만, 하면 좋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나는 미적인 측면 때문에라도 수술했으면 한다. 다만, 작은 체구의 아이가 수술이라는 간단치 않은 시련(?)을 잘 넘기고 수술이 무사히 끝나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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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가을부터 봄까지 목이 붓고 열이 오르기를 반복한다. 아기 때부터 동래00병원 00방 강00 선생에게 항상 진료를 보는데, 늘 편도가 크다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목이 부었단다. 계속 같은 질병이 반복되기에 한 번은 아데노이드 수술에 관해 얘기하니 편도는 작아지니 9살 될 때까지 기다려 보라는 얘기를 했다.


세 살 때까지는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는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고 나서부터는 열 과의 전쟁이다. 단체생활 속에서는 안 아픈 달이 없을 정도로 자주 열이 오른다. 딱히 봐줄 사람이 마땅치 않은 마당이라 애가 아프면 아내는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간다.


그러니 이것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제법 큰 스트레스인 것이다. 비타민과 각종 영양제를 챙겨 먹여봐도 효과는 없다. 지난주 우리 딸 아이가 또 열이 나기 시작했다. 담당의는 입원하라고 했는데, 우리는 여러 번 입원하면서 특별한 조치가 없을을 잘 알고 있고, 병원에서 봐줄 사람도 없기에 입원까지는 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얼마 전 중국에서 귀국한 셋째 언니네 집으로 아내와 딸이 떠났다.


셋째 처형 집에 간 딸은 약이 다 떨어져서 처형이 아이를 데리고 근처 이비인후과에 갔나 보다. 거기 의사가 ‘아데노이드 비대증, 축농증, 비염, 편도 비대 비대칭’이라며 수술 안 하고 뭐 했냐는 식으로 얘기했단다. 우리 아이가 얼굴이나 목소리가 전형적인 그런 증상의 얼굴형이라고 했단다.


여러모로 좋아지는 수술이고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수술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잘 지내는 아이에게 부작용이나 악영향을 미칠까 싶어 좋아지겠지 하며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더 미룰 수 없을 것 같다.


예전에도 수술할까 싶어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의사를 검색해 보았고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의사인 친구에게 물어 ‘00구’라는 의사를 물망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다른 곳으로 가고 없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얘기하니 M 병원 박00 선생을 추천해 주었다. 자기 동기라면서 실력이 있는 것 같단다. 검색해 보니 마침 아데노이드 수술이 전문 분야인 듯싶었다.


다만,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비해 M 병원의 인지도가 낮으니 우리 부부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의 이비인후과는 사진으로 보면 나이가 좀 어린 것 같고 전문 분야에 아데노이드 수술이 올라와 있지 않아 아무래도 의사 친구가 추천해 준 M 병원 박00 선생에게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다.


일단, 수술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과 상담을 위해 다음 주 월요일 진료 예약을 해 둔 상태다.


※ 우리 딸 증상

1. 환절기와 겨울철에 38~40도까지 열이 오르면서 항상 목이 같이 붓는다.

2. 잘 때 입으로 숨을 쉴 때가 많다.

3. 심하게 고는 것은 아니지만, 코를 드르렁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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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앞니가 까맣게 착색된 시기가 있었는데, 덕분에 처음으로 스케일링을 받았었다. 당시 나이 지긋한 치과의사도 이것이 제거될지 의문스러워 했던 것 같다. 스케일링하면서 그 부분을 갈아내며 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스러워 하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스케일링 첫 경험은 아프지만, 참을만하고 주기적으로 받을만하다는 교훈을 주었다.


작년에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규모가 큰 치과에 갔었는데, 주먹을 꼭 쥐고 눈물을 흘릴 만큼 아팠다. 스케일링 후 의사가 엑스레이를 보며 상담을 해주는데, 오래전 아말감으로 때웠던 부분이 떨어진 곳도 있고 보기도 안 좋으니 레진으로 새로 하자고 한다. 거기까진 괜찮았지만, 잇몸 속에도 치석이 끼어 있다며 기계를 치아와 잇몸 사이로 깊이 넣어 긁어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 이후로 그 치과의사는 신뢰하기 어렵다며 치과 가기를 거부했다. ㅜ.ㅜ


그날 이후 아내는 치과 치료 안 받으며 나중에 큰돈 든다며 생각날 때마다 잔소리했다. 하지만, 너무너무 겁이 나니 못 들은 척할 수밖에……ㅋㅋ


아내의 친한 친구 중 치과의사가 있는데, 얼마 전 그 친구의 동기가 우리 동네에서 치과를 열었다며 가보자고 했다. 다른 치과에서 검사를 받으면 혹시나 결과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그동안의 잔소리도 있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스케일링을 받으러 갔다.


여전히 아팠지만, 받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그런지 예전보다는 참을만했다. 스케일링 후 아내 친구의 동기라는 원장과 상담을 하는데, 이전 치과에서와같이 아말감을 긁어내고 새로 하자고 한다. 그리고 사랑니 때문에 잇몸이 아플 때가 있을 것이고 위쪽에 있는 놈은 관리가 안 되어서 썩고 있으니 사랑니도 3개를 뽑자고 했다. 에잇! 저기 피해서 왔더니 일이 더 커진 것 같다.


좌측 위아래, 우측 위 사랑니를 뽑았다. 우측 아래 사랑니는 뽑기도 어렵고 잇몸 속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으면 그냥두고 정기 검진을 통해 지켜보자고 한다.


믿을만한 사람에게서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흔들렸다. 사실 사랑니 때문에 잇몸이 종종 붓고, 음식 먹을 때 볼을 씹기도 해서 고민일 때가 있었다. 그래도 잇몸 속 치석 얘기를 하지 않으니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었다.


일단 치과에 온 김에 한쪽의 아말감을 긁어내고 레진으로 바꾸는 치료를 받았다. 눈을 꼭 감고 입을 벌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윙~ 윙~ 하더니 금세 끝났단다. 이것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예상과 달리 통증의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의사의 설명은 또 어찌나 친절한 건지….


아프지 않게 치료를 받고 나니 이 의사에게 무한 신뢰감이 생겼다. 사랑니 뽑을 용기도 생겼다. 이후로 다시 치과를 방문해서 총 10개의 치아에 레진을 새로 입혔다. 까맣게 보기 싫었던 아말감의 흔적이 사라지고 치아와 같은 색상으로 매워진 입안을 보니 진작에 받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치과를 방문할수록 신뢰는 깊어졌고 드디어 사랑니를 뽑는 날이다. 총 4개의 사랑니 중 우측 아래는 완전히 옆으로 누워있었는데, 잇몸 속에 있고 특별한 증상이 없으니 그냥 두자고 했다. 다행이다. 엑스레이만 봐도 이건 보통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좌측 위아래를 뽑고 일주일 후 우측 위를 뽑기로 했다. 


좌측 위아래를 뽑기 전 마취를 해야 하는데, 마취 주사도 아플 수 있으니 마취 주사 전에 마취 연고를 바른다. 덕분에 마취 주사를 맞고 있는지조차 잘 모를 만큼 통증이 없다. 마취 주사를 맞고 10분 정도 지나니 누구한테 맞은 것처럼 얼얼해졌다. 이건 아픈 느낌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취가되었음을 확인하고 "좀 뻐끈할 겁니다."라는 의사의 말과 함께 5초 후 하나를 뽑았다고 한다. 이거야 원… 마법이 따로 없다. 아래쪽 사랑니는 뽑고 나면 구멍이 커서 꿰맨다고 했는데, 이것 역시 통증을 느낄 새도 없이 뽑았다고 한다. 꿰매는 것 역시 전혀 통증이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으니 마취 풀리면 통증1이 밀려온다고 하던데, 잘 뽑아서 그런지 나는 전혀 아픈 것이 없었다. 시차를 두고 총 3개의 사랑니를 뽑았지만, 3일분 지어주는 진통제를 안 먹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아프거나 불편함이 없었다.


다섯 번에 걸쳐 치과를 방문하며, 스케일링과 아말감 제거 후 레진, 사랑니 3개 발치의 치료를 받았지만, 치과 가는 것이 즐거울 마음이 가벼웠다. 친절함은 둘째치고 내가 그동안 치과를 멀리했던 '아픔'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거기에 엄청난 지인 할인까지…. 


이 치과! 너무 마음에 들어 널리 널리 알리고 싶다. 이젠 치과에 정기 검진까지도 갈 용기가 생겼다.


시내의 여느 치과처럼 광고로 도배하거나 최첨단 장비로 교정해주고 양악수술하고 하는 화려한 치과는 아니다.

치과 자체를 거부했던 나에게 감기 걸려 약 타러 병원 가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마음 편한 치과라고 하고 싶다.


부산 동래역 1번 출구 건너편에 있는 굿모닝 치과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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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솔파파 대류

2014년 9월 13일 1차 수술 (2박 3일 입원)

2014년 9월 25일 2차 수술 (당일 저녁 퇴원)


외치핵 진단을 받다.

 

몇 년 전부터 치질임을 알았다. 변을 보고 나면 항문이 밀려나와 케겔운동처럼 항문을 오므리며 힘을 가하면 들어갔다. 그러다 한 3년 전부터는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주 가끔 피도 났지만, 아픈 게 없고 병원가기가 두려워 방치하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밀어넣어도 아예 들어가지 않는 혹같은 놈이 생겼다. 이 놈은 아무래도 항문의 외측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것 같았다. 통증도 있고 방치할 수 없어 동래항운병원을 찾았다. 병원이라면 질색이라 아파도 그냥 버티는 편이지만, 이건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다.

 

병원엔 사람이 꽤 많았는데 크게 기다리지 않고 의사와 면담할 수 있었다. 여 간호사가, 살펴 봐야하니 옆으로 누워 바지를 내리란다. 의사가 보는 거 아니냐니까 오신다고 까고 기다리란다. 다행이다. 옆으로 누워 바지 까고 3분 뒤 의사가 왔다. 엉덩이를 벌려보자마자, "아이구~ 이거 수술해야 합니다." 이런다. 겉에도 그렇지만 안쪽도 해야 한다고... 날짜 잡으란다.



 

한 번에 수술하면 4박 5일 두 차례 나눠서 하면 1차 2박 3일 + 2차 당일 퇴원

 

추석 연휴때 하면 좋겠는데, 연휴 내내 4~5일 누워있어야 된단다. 추석연휴를 그렇게 보내 수는 없지... 예전에 하루면 퇴원 가능하다는 기사를 본 것이 생각나서 학원 강사라 입원 오래 못 한다고 했더니 스케쥴은 원하는 대로 맞춰 줄테니 말해보란다. 고민하고 있으니 이번 토욜 1차로 바깥쪽하고 6주 뒤 2차로 안쪽 하란다. 토요일 수술하고 월요일 오전에 퇴원 할 수 있단다. 수술은 5분이면 끝나니 걱정 말란다.

 

 

 

간단한 수술이지만, 기본 검사가 적지 않아.

 

의사와 수술 날짜 잡고 집에 가려고 나왔는데, 이것저것 검사해야 된단다. ㅜㅜ 먼저 피 뽑고, X레이 찍고, 심전도 검사하고, 직장내시경 했다. 다른 거야 무난하지만 직장내시경은 하기 전에 좌약 넣고 배변을 본 후에 받아야 한다. 간호사가 좌약 넣어 주는데 항문은 외부에서 건드리거나 뮈가 들어오면 금새 배변감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좌약 넣고 5분간 참으라는데, 3분 정도 되면 신호가 온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6분을 참았다. ㅋ

 

직장 내시경은 항문으로 뭐가 훅 들어오는 것이 아랫배가 매우 불쾌했다. 직장은 항문에서 대장을 이어주는 짧은 구간이다. 아픈 것은 없는데 하고나서도 서너 시간 동안 아랫배가 불편하다.

 

 

 

수술 전날

 

병원에서 처방해 준 연고와 좌약을 받아 집으로 향했다. 연고는 항문에 하루. 두 번 바르는 건데, 밖으로 부어있던 부위의 통증이 사라져서 편하게 해주었다. 좌약은 수술전날. 밤 8시에 넣고 1시간 참은 후 배변을 보고 이후에는 금식이라 했다.

 

일이 늦게 마쳐 11시에 좌약을 넣고 12시에 배변을 봤다. 배변 후 입원 준비물을 챙겼다. 안내 종이에는 슬리퍼, 생리대, 거즈를 준비하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2박 3일의 지리한 시간을 버티기 위해 책 2권, 노트북에 영화 2편, 휴대전화 배터리와 충전기까지 챙겼다. 그리고는 수술 후 아플까봐 잠이 잘 오게 하려고 일부러 새벽 늦게까지 tv보다 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ㅜㅜ

 

 

수술 당일

 

수술당일 수술 후 잘 자려고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 10시 반 수술예정이라 10시에 도착 했다. 입원 수속을 하는데 병실을 고르란다. 6인실은 무료 2인실은 5만 원... 6인실 가면 시끄럽고 고생할까봐 2인실로 골랐다. 무통주사 8만 원인데 할거냐고 묻길래 왠지 별로 안 아플거 같아 안 한다고 했다. 당장은 병상이 없는데, 수술하고 나오면 생길 거라고 일단 3층 간호사실로 가란다. 3층으로 가니 간호사가 병실 없다고 환자복 갈아입고 짐 맡기고 나오란다. 창고 같은 곳에서 옷 갈아입고 나오니 간호사가 수술 동의서 설명하고 작성하란다. ‘이런 건 의사가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또 초음파 검사 해야 된다고 검사 받으러 가란다.

 

젠장... 수술에 대해서만 설명들었지... 뭔 놈의 검사가 이리도 많냐.... 또 항문으로 기구를 집어 넣었다. ㅜ.ㅜ 그나마 이건 금세 끝나고 깊이 안 들어와서 어려울 것 없었다. 초음파 받고 그 바로 옆방으로 안내 했다. 중환자실 같이 수술대가 쭉 여러 개 놓인 방이다. 수술실임을 직감했다. 몇 사람이 누워서 대기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마인드 콘트롤을 하고 기다렸다.

 

 

 

수술이 시작되다.

 

누워 있던 사람들 차례로 마취가 시작 되었다. 인터넷에서 본 그대로 척추마취를 한다고 옆으로 누워 무릎을 가슴에 붙이고 새우자세를 만들라는 얘기가 들려왔다. 내 앞에 학생이 하나 있었는데 고1이란다. 녀석... 마취할 때 소리가 없는 걸로 봐선 통증은 없나 보다.

 

드디어 내 차례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가는 바늘이 들어왔다. 팔에 맞는 주사만큼. 아픈 건 거의 없었다. 마취가 제대로 안 되서 아프면 어쩌지 걱정하고 있는데 고1짜리 수술하는 소리가 들렸다. "치지직~"하는 소리가 몇 차례 나더니 끝났단다. 소리로 봐서는 레이져로 잘라내는 것 같았다.

 

드디어 내 차례다. 하반신이 찌릿찌릿 한 것이 다리에 쥐났다가 풀릴 때처럼 감각은 있지만 통증은 없는 것 같았다. 탱탱하게 사타구니 쪽이 부어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여기 동래항운병원은 원장선생님도 직접 수술하시나 보다. 나는 운 좋게도(?) 원장 선생님이 수술 해주셨다. 정말 5분 만에 통증도 없이 끝이 났다. 수술 하는 동안은 하반신만 감각이 없으니 의사들 끼리 대화하는 소리나 뭔가 나를 공략하는 느낌 정도는 안다. 끝나고 내 몸에서 떨어져 나온 덩어리들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는 아주 따뜻한 미소로 고생했다고 토닥여 주는데 신뢰감이 팍팍 쌓였다.

 

 

 

척추마취와의 사투

 

척추마취 후 4시간 동안 고개를 들지 말고 누워있으란다. 병실이 빌 동안 수술실 한켠에 잠시 누워 있다가 병실로 옮겨졌다. 수술대에서 이동용 침대로 옆구르기로 옮겨 타고 다시 입원실 침대로 굴렀다.

 

이 때부터가 힘들다. 4시간 동안 움직이지 말고 바로 누워 있으라는데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이거야 원 나는 이게 너무 힘들었다. 식은땀도 나고 허리도 아프고 불편해서 미칠 지경... 2시간 쯤 지나니 서서히 마취가 풀려옴이 느껴지고 항문에도 통증이 오는 것 같았다.

 

2인실이었는데 옆 사람은 나보다 10분 늦게 수술 받은 사람이었다. 무통도 맞고 있는데도 통증이 심하다고 진통제를 찾았다. 그 사람 보니 덜컥 겁이 나서 나도 신청하지 않았던 무통을 뒤늦게 신청했다.

 

처음엔 와이프에게 혼자하고 가면 되니 오지 마라고 큰 소리 쳤었는데, 점점 통증이 오고 움직이기 힘드니 곁에 와이프가 있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잠이라도 들면 좋겠는데, 잠도 깊이 못 들고 힘겹게 4시간을 버텼다. 이 4시간은 통증이 아니라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한 힘듦이다. 그 전에 고개를 들면 척수액이 흘러나오고 그러면 며칠 동안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단다. 가만히 있으니 다리가 져려 와서 힘들었다.

 

드디어 길고 긴 4시간이 흘렀다. 마취가 거의 풀려 항문에 뜨거운 통증이 올라왔다. 무통주사 때문인지 이 통증은 참을만 했다. 수술 후 항문에 거즈를 꽂아 넣어놨는데 이것이 또 나를 미치게 했다. 아프거나 한 건 참을만 했는데 이 거즈로 인해 항문이 너무 불편하고 압박을 받았다.

 

간호사는 7시가 되어야 빼준단다. 12시에 수술 끝났으니 7시간을 끼우고 있는 것이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 옷과 침대를 축축히 적셨다. 첫 날 밤에 나는 입원복을 두 번이나 갈아입었다.

 

너무 힘들어서 수면제라도 놔달라고 하니 의사랑 사전에 얘기했어야 한다며 간호사 맘대로 놓을 수 없단다. 고통 속에 몸부림 치다 7시가 되었다. 한계를 느꼈다. 이 망할 간호사가 7시 10분이 되어서야 들어와서 빼줬다. 항문에 박혀있던 거즈를 빼고 나니 천국 같았다. 통증은 있었지만 참을만 했다.

 

 

 

소변과의 사투

 

이제 속옷을 착용하란다. 팬티에 여성용 생리대를 붙여서 입어야 된다. 별 걸 다 해본다. 물을 1리터 이상 많이 먹으라 해서 계속 먹었다. 소변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데 아무리 힘을 줘도 나오지를 않는다. 신기하면서도 짜증났다. 인터넷에 보니 척추마취의 부작용 중 하나란다. 간호사에게 말하니 소변보는 주사를 놔준다. 그거 맞고 30분 쯤 후에 겨우 몇 방울 흘리고 나왔다. 이후에는 시원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변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일부러 물을 많이 챙겨 먹고 소변을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저녁으로 죽이 나왔다. 워낙에 고통에 시달렸던지라 먹고 싶지 않았다. 몇 숟갈 떠먹여 주는데 이내 고개를 돌렸다. 와이프는 그날 밤 간이침대에서 잠들었다. 나는 낮에 계속 쪽 잠을 자서 그런지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회복 중

 

다음날 일요일이다. 와이프 집에 가고 책 보다 자고 책 보다 자고를 반복 했다. 역시 책을 보면 잠이 잘 온다. 좌욕도 하는데 역시 너무 좋았다. 하루 세 번 하라는데, 열 번도 넘게 하고 싶었다. 실제로는 아침, 점심, 저녁, 자기 전에 총 4번 했다. 이기적 거리면서 돌아다니고 담배도 사와서 피웠다. 첫 날 거즈 뺄 때까지만 힘들었고 이후에는 힘든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와이프랑 아기가 저녁에 잠시 왔다가고 밤에 잠도 잘 잤다. 입원한 상태에서 딸래미 보니 아프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병실에 뉘워 있는 아빠를 낮설게 보는 딸아이에게 괜히 미안해졌다.

 

 

 

수술은 5분 회복은 몇 주

 

5분만에 수술 끝난다는 의사의 말만 듣고 쉽게 생각했던 것이 나의 큰 착각이다. 간단한 수술이니 금세 회복해서 일상으로 아무렇지 않게 돌아 갈 수 있으리라 여겼다. 대중매체에 나와 다음날 활동 가능하다느니 하는 건 믿을 것이 못 되는것 같다. 엄밀히 말하면 활동이야 가능하다. 하지만 평상시처럼 움직일 수 없고 어기적어기적 움직여야 하는 것이지.

 

5분 수술은 맞지만 그 전에 검사가 많고 4시간은 꼼짝없이 못 움직이고 7시간까지는 고통스럽다. 그리고 아직 안 지나서 모르겠지만 일주일 정도는 걸음도 평상시처럼 힘들지 않을까 싶다. 간단한 수술일진 몰라도 환자에겐 수술은 수술인 것이다.

 

첫 날은 고생했고 이튿날은 그냥 편히 보냈다. 3일째 퇴원하는 날이다. 이틀날에도 변의가 종종 느껴 졌지만 두려움에 적극적으로 변을 보러가지는 않았다. 퇴원을 앞두고 변보고 좌욕 한 반하고 가고 싶은데 신호가 안 와서 간호사에게 말해 좌약을 넣었다. 1시간 참다가 변 보러 가라는데 1시간 지나니 속이 부글 거리더니 방귀만 부륵 부륵 나오고 변은 소식이 없다. 오래 앉아 있으면 안 좋을 것 같아 그냥 나와 간호사에게 물으니 먹은 게 적으면 변이 안 나올 수 있으니 그냥 퇴원하고 내일 진료 받으러 오란다.

 

 

 

3일째 퇴원

 

그렇게 내 생에 첫 입원은 막을 내렸다. 아~ 2차 수술도 해야 되는데 마의 7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수술 전에 의사에게 수면제 처방 받아야 겠다.

 

점심 때 집에 도착했다. 약을 먹기 위해 오자마자 점심을 먹었는데, 점심을 먹자마자 변의가 왔다. 아까 오전에 관장을 한 탓인지 설사처럼 무른 똥이 나와 누군가처럼 찢어지는 듯한 고통은 없었다. 다행이다.

 

 

 

일상생활의 불편

 

2박 3일 입원 후 퇴원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줄 알았다. 집에서의 생활은 되겠지만 직장에 복귀해서 정상적인 업무를 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통증은 참을만 하지만 불쾌하고 불편함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다. 음식을 먹으면 금세 변의를 느끼는데 알고 보니 처방받은 약에 변비약이 들어있었나 보다. 그래도 덕분인지 굵거나 딱딱한 놈은 없어 누구처럼 화장실에서 개고생하지는 않았다. 가늘고 부드러운 녀석만 나와서 크게 아프지 않았다. 물론 피는 자주 섞여 나온다. 피가 안 날 때도 있다.

 

이제 3주 차에 접어들었다. 아직도 변을 보면 휴지 같은 걸로 닦지는 못하겠다. 샤워기로 씻은 뒤 좌욕으로 마무리 한다. 좌욕을 하지 않으면 통증도 좀 있고 뒤가 찝찝하다. 이러니 직장에서 마음 편히 볼일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2주가 끝날 무렵부터 제법 편하게 움직였고 3주 차에 들어오니 가벼운 운동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5분의 수술 뒤에 이렇게 불편함이 오래갈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피곤한 외래 진료

 

2주 차까지는 일주일에 2번 병원에 가고 이후에는 2차 수술까지 일주일에 1번 병원에 가서 경과를 살핀다. 외래 진료는 의사가 9시 20분부터 진료 시작하는데도, 8시 30분부터 사람들이 대기하기 시작해서 참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띄엄띄엄 갔다.

 

3주 차 지나고 부터 피똥도 없고 불편함은 크게 줄어들었다. 4주 차부터는 달리기도 가능하고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상태다.

 

 

 

잠 좀 자게 해주세요

 

6주 차가 되어 2차 수술을 하러 왔다. 무섭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할리는 없었다. 2차는 통증도 거의 없고 당일 퇴원 가능하다고 했다. 2차 수술 전 마지막 진료 받으면서 지난번 수술 후 마취 깨는 과정에서 너무 괴로웠다며 수면제 처방을 해달라고 했더니 마취도 직접하고 수면제 처방도 해준다 했다. 역시 신뢰가 팍팍가고 믿음직한 원장님이다.

 

 

 

2차 수술

 

지난번과 같이 수술대에 누웠다. 원장님이 직접 마취해주셨고 지난번에는 한 방 맞았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두 방을 맞았다. 그리고 지난번에는 마취주사 맞고 서서히 마취되며 5분 쯤 후에 수술 했는데, 이번엔 두 방이라 그런지 바로 마취되어 다리가 저렸고 곧바로 수술도 진행되었다. 역시나 5분도 체 안 되어 끝나버렸다.

 

 

 

수면제도 통하지 않다니

 

병실에 올라와 수면주사를 맞았다. 4시간 동안 꼼짝말고 바로 누워 있는것이 힘들어 수면제를 요구했었는데, 2시간 만에 깨버렸다. 2시간이 겨우 흘러 4시간이 지났지만 계속 누워 있다. 인터넷에서 척추마취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글을 많이 봐서 6시간은 채우려고 말이다.

 

 

 

망할 놈의 항문 거즈

 

1차에서도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항문에 꽂아 놓은 거즈로 인한 배변감과 불쾌감이었는데, 이번에도 똑 같다. 이건 6시간 동안 꽂고 있나본데, 5시간부터 슬슬 참기 어려워지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다. 압박이 매우 심하지만 지난번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지난번 1차 때에는 똥꼬가 화끈거리고 몸이 식은땀으로 젖을 정도 였는데... 이번에는 여러모로 훨씬 편하다. 그래서 아내도 보내고 혼자 있었다.

 

통증은 확실히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크지 않다. 아무튼 5시간을 내리 누워 있다가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집에 가겠다고 링거랑 엉덩이에 박아놓은 거즈를 제거해달라고 했다. 간호사를 불러도 소리가 들리지 않아 걸어서 가는데 머리가 약간 띵 했다.

 

 

 

환자 괴롭히는 척추마취

 

일어날 때 혹시나 척추마취 후유증 있을까봐 걱정이 컸다. 다행히 그런 건 없었다. 집으로 가기위해 병원을 나섰다. 길 건너편에서도 택시가 안 잡혀 좀 걸어나와서 겨우 탈 수 있었다. 예전에 손만 올리면 택시를 탈 수 있었는데, 요즘은 택시 잡기가 어려울 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미리 콜택시 부를 걸 그랬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몸조리 하기위해 아내에게 아기랑 친정에 가 있으라고 했으니 말이다. 옷만 벗어던지고 바로 누웠다. 1차 수술 때 한기가들어 이불 싸매고 있다가 땀으로 환자복 두 벌을 베렸 었는데, 저녁이 되니 또 몸이 으슬거렸다. 척추마취로 인한 증상인 것 같다. 하여튼 이 척추마취가 마취는 편하고 효과적인데, 수술 후에 환자를 괴롭히는 나쁜 놈이다. 전기장판을 가져와 틀었다. 저녁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주구장창 누워서 tv를 보며 뒤척였다.

 

척추마취를 원장님이 직접 해서 그런지 지난번 보다 훨씬 견딜만했고 마취도 빨리 풀렸다. 그리고 소변도 어렵지 않게 잘 볼 수 있었다. 소변으로 마취성분이 나오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봐야 한다. 1차에서는 소변이 안 나와서 쪼매 고생하다 주사를 맞고서야 겨우 눴었다. 척추마취기 때문에 소변보는 기관에도 마취가 되어 그런 거란다. 일정 시간 안에 소변을 보지 못하면 방광이 차기 때문에 소변 줄을 끼워야 한단다.

 

 

 

2차 수술 후에는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저녁은 일반 죽은 지난번에 먹어보니 도저히 맛이 없어 못 먹겠어서 호박죽을 먹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2차 수술 다음날 집안 꼴이 엉망이다. 빨래 걷고 이불 널고 청소하고... 어제 먹다 남은 호박죽을 마저 먹었다. 변의가 강하게 느껴져 화장실에 급하게 뛰어 들어 갔다. 혹시나 싶어서 힘을 가하지는 못 하고 토끼똥 정도만 내보냈다. 아직 큰 것이 남아 있음을 느꼈지만 무리하기 싫었다.

 

그리곤 좌욕을 하는 데 그사이 엄마가 또 죽을 사오셨다. 좌욕 후 청소기랑 걸레질 하고 나서 엄마가 놓고 간 죽을 한 숟갈 뜨는데 다시금 신호가 왔다. 억지로 힘을 가하지 않기 위해 요령껏 힘을 주어 놈을 내보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수술 후 배변 시 나는 큰 고통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고생 했다고 하던데 말이다. 이게 요령인 것 같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강약 조절을 하며 케겔 운동처럼 조절하니 아프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딱딱한 변이 아닌 것도 다행이다.

 

치질 수술 후에는 변을 볼 때마다 쾌감 같은 것이 있다. 기분이 좋다. 잔변감도 거의 없다. 수술하고 회복하는 며칠이 좀 불편해서 그렇지 크게 힘든 수술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겁나거나 부끄럽다고 미루지 말고 서둘러 병원에 가는 것이 상책일 듯 싶다. 초기라면 수술 없이도 치료 가능할 테니 말이다. 이번에 치질수술을 겪으며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보니 의외로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담담해 했다. 다들 겪어 보거나 남몰래 겪고 있거나 가까이서 봐왔던 모양이다.

Posted by 솔파파 대류

병원 측 보험사로 부터 보상을 받은 후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 얘기했던 대로 엄마 보험사에도 질병 사망 보상금이 아닌 상해 사망 보상금을 신청했다. 상해사망에 대한 보상이 두 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병원 측 보험사로부터 소송 없이 합의를 받았으니 이것은 그쪽이 잘못을 인정한 것이고 사망의 원인이 의사의 과실이니 상해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사무장의 설명이었다.


의사에게는 내가 마지막에 소송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병원 측과 합의가 안 되면 거기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생각 외로 한 번에 합의가 이뤄 졌지만, 엄마 보험사와는 긴 싸움을 예상하고 있었고 착수금까지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보험사에서 의뢰받은 손해사정업체에서 직원이 나와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면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우리는 상해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소송까지 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직원은 3주 안에 답을 주겠다고 했는데,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연락이 왔다.


물론, 그 사이 사무장님이 독촉도 하고 통화하면서 뭔가 조율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과는 90% 선에서 합의하기로 했다.


엄마는 많이 배우지 못하고 크게 누리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시고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다. 누나와 내가 결혼할 때 도움을 주지도 못했고 학비도, 용돈도 우리는 스스로 해결하며 자랐다. 엄마는 우리에게 헌신하였음에도 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 우리는 모두 가정을 안정권에 올려놓았고 엄마에게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엄마는 효도마저도 누리지 못하고 가셨다.


끝내 우리에게 물려줄 재산조차 없었고 오히려 빚쟁이가 찾아 왔었다. 하지만 의사의 과실로 우리는 병원과 보험사 측으로부터 적지 않은 보상을 받았고 이것이 결국은 엄마가 우리에게 주고 간 선물이 아닌가 싶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엄마가 생각나고 병원에서의 시간이 영상처럼 스치며 피가 거꾸로 솟는다. 그 독하다는 보험사마저도 문제 제기 없이 합의하는 것으로 보아 의사의 과실이 컸음이 다시 한 번 확증되었다. 


소송까지 가지 않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마음은 더욱 씁쓸해 진다.


보험사와의 소송에 대비해 엄마와 관련된 물품이나 서류들을 모두 챙겨 놓고 있었다. 이제 더는 보관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설날에 엄마에게 찾아가 얘기해주고 정리하고 돌아와야겠다.


참고로, 변호사에게는 합의금을 받을 때마다 20%를 주었다. 우리를 이 변호사 사무실로 이끌어 주었던 보험 설계사를 만나 식사도 하고 사례도 할 생각이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엄마와 관련된 일을 마무리하려 한다.

Posted by 솔파파 대류

이별 136일 차


엄마의 병원에서 오늘내일하는 상황이 되자. 주변 어른들이 병원을 옮기라는 둥, 의료 사고 아니냐는 둥…. 도와주지는 않을 거면서 말들이 참 많았다. 누나와 나는 우리의 선택대로 모든 것을 이끌어 갔지만,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한편으로 우리의 선택이 틀렸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압박을 받았었다. 


그리고 결과는 우리의 선택이 틀린 것이 되었으므로 우리는 그런 얘기를 했던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게 되어 버렸고 가슴 한쪽에 무거운 짐이 되었다.


그냥 이대로 잊고 살기에는 그 짐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아서 우리는 예전에 인연이 있던 보험 설계사가 추천해준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수개월을 기다린 끝에 지난 금요일에 병원 측 대리인(병원 측 보험사)과 합의서에 서명하였다. 위로 보상금은 크지 않지만, 병원 측으로부터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제 짐 하나를 내려놓은 듯하다.


큰 마찰 없이 원만히 합의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내가 기록으로 남긴 이 병상일지가 큰 역할을 하였다. 설명의 의무, 환자 상태에 대한 처치, 치료 과정에서의 문제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으므로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혹여나 누가 큰 병으로 입원하게 된다면 나와 같이 이런 병상일지를 쓰면 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니 추천하는 바이다.


※ 변호사 사무실과 진행했던 과정 정리 

1. 의료기록부 등 필요 서류 준비하여 변호사 사무실 방문

2. 변호사 사무실에서 인맥 활용하여 진료기록부 의료감점 → 큰 문제는 없다고 나왔음. 

3. 내가 적은 병상일지를 토대로 내용증명 보냄

4. 병원 측에서 이를 법률팀+보험사에 이첩시킴 (우리 쪽 변호사 vs 병원 법률팀+보험사)

5. 병원 보험사 측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과실이 있음을 인정

6. 큰 마찰 없이 합의 → 합의 안 되면 민사소송을 해야 함.


우리는 내가 과장에게 소송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합의가 안 되면 마음을 접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잘 마무리가 되었다.

Posted by 솔파파 대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