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iN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개인적으로 반가웠다. 그전에 국내 지식 공유 사이트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디비딕닷컴의 열혈 이용자였기 때문이다. 잘 나가던 디비딕이 유료화되면서 초토화 되었고 지식 공유 사이트로 색다른 재미를 느끼던 나는 네이버 지식in 서비스가 오픈하자 새로운 놀이터로 뛰어들었다.
지식in 서비스가 2002년에 오픈했으니 벌써 6년째 접어들었다. 초창기에는 미친 듯이 빠져들어 100위권에 들기도 했었는데 디비딕과는 좀 다른 환경에 흥미를 잃고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는 동안 지식in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급기야 다음을 제치고 네이버를 포털 왕좌에 등극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2003년에 접어들면서 웹 제작에 취미를 붙였고, 2004년에는 완전히 빠져들었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 붙어 앉아 홈페이지 만들기에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부었다. 웹 제작 공부를 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일단 시작하고 모르는 부분만 찾아서 공부했기 때문에 검색도 미친 듯이 하던 시절이다.
검색할 때 네이버를 주로 이용하게 되었고, 검색으로 찾지 못한 것은 지식in은 도움을 빌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만들며 검색하고 공부하면서 그에 관한 내공이 쌓이며 쌓일수록 네이버 지식in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질문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답변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홈페이지를 제작하며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지식in을 둘러보니 너무도 쉬운 질문을 올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그때부터 또 답변하기 시작했다. 한 마리 하이에나처럼 '내가 답변해줄 것이 없을까?' 하면서 찾아다녔다. -_-; 그렇게 나는 지식in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왔다. (거창하다. -_-;)
현재 지식in에서 나의 위치(등급)는 [영웅]이다. 지식in 초창기부터 6년이나 답변을 해왔는데 14개의 지식in 등급 중 6번째다. ㅡㅜ 절반도 안된다. 매일매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틈나는 대로 열심히 답변하고 지금까지 거기에 쏟아부은 시간도 엄청날 텐데…. 뭐 억울하거나 허무하다는 것은 아니다. 도대체 최고등급은 있기나 한 걸까 100위권에 있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현재 [영웅] 등급의 다음은 [지존]이다.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해야 거기에 오를까? 6년간 지식in에서 활동한 나의 내공은 19,000포인트, 다음 등급의 시작은 35,000포인트부터다.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한 마디로 '뷁'이다. 지금까지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6년 동안 또 그만큼 해야 다음 등급라니…. GG
뒤로 갈수록 가관이다. 일반적인 패턴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불가능해 보인다. 풍부한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넘치는 시간이 없으면 불가능해 보이는 경지다. 그렇게 보면 등급 네이밍은 참으로 잘 지은 것 같다. 지존은 그야말로 지존이요, 초인은 그야말로 초인이고, 신(神)은 정말 신 같다. ㅡ,.ㅡ;
놀라운 것은 신의 단계 있는 사람들이 무려 126명이나 되고, 절대 불가능해 보이는 [태양신]의 단계에도 3명이나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까? 내 맘대로 분석해봤다.
먼저 100위에 랭크된 사람을 살펴봤다.
2003년 9월부터 시작해서 총답변 수가 6,500여 개에 이른다. 나보다 1년가량 늦게 시작했는데 답변 수는 8배나 많다. 열심히 하셨다. 내 맘대로 대략 계산해 보니 약 하루 평균 4개의 답변을 달았다. 답변 하나 다는데 5분이라 잡고, 글 읽는 시간까지 합쳐 적어도 하루에 30분은 투자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최고 등급인 세 명의 [태양신]들은 어떨까?
100위와 1위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천지 차이다. 100위의 내공 포인트가 10만 포인트인데 반해 [태양신]들은 40만 포인트를 넘기고 있으며, 1위에 랭크 된 분은 50만 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다. 활동 시작 시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100위보다도 무려 5배나 많은 활동을 했으며, (단순하게) 5를 곱해보면 적어도 하루에 150분, 3시간을 투자한다는 말이다. ㄷㄷ~ 워낙에 답변 수가 많아 자세히 보기가 어려워 대충 볼 수밖에 없었지만, 태양신 3총사의 패턴을 보면 답변 한 번 달면 수십 개는 기본이고, 당연히 특정분야에 답변이 많기도 하지만 전 분야에 걸쳐 두루 많은 답변을 하고 있었다.
여기서 과연 이들은 뭐하는 사람들일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하지만 프로필이 상세하지 않아 알 수는 없었다. 사실, 상세히 보는 법을 모르겠다. -_-; 예전엔 분명 상세하게 나왔는데….
대신 상위권 랭크자들에 대해 인터뷰하는 지식in 명예의 전당을 둘러보니 회사원, 학생들도 많았지만, 교수(교사), 변호사, 약사, 의사 등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마디로 그거 봐서는 모르겠다. -_-
그만큼의 답변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있어야 하는 만큼 백수이거나 컴퓨터와 친근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솔직히 이들의 활동량이 보통 사람들의(혹은 나의) 상식을 넘어서기에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남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그들이 그 많은 질문에 답변하고 시간을 쏟아 부으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공부하고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쌓아 올렸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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