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임신 과정에는 출산 관련 책을, 출산 후에는 육아 책을 보며 나름대로 공부에 매진했다. 초반에는 아기 때문에 정신없이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아내가 시키는 대로 했지만,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후에는 아기가 먹는 모유와 분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6개월 정도 모유를 먹이면 좋겠다고 여겼는데 생각보다 일찍 젖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4개월 차부터 분유와 혼합하기로 했다. 일단, 아내가 주변 대부분이 먹인다는 남양유업의 '임페리얼XO'를 주문해서 한동안 먹이고 있었고 나는 나름대로 분석에 들어갔다.
국내의 앱솔루트와 산양분유부터 노발락, 홀레, 압타밀 등 수입 분유까지 가격, 성분, 수급, 인지도, 사용기 등을 나름대로 파고들었다. 몇 주간에 걸쳐 국내 분유 중에는 '임페리얼XO' 수입 분유 중에는 '엔파밀(enfamil)'과 '시밀락(similac)'으로 좁혀 놓고 영양성분 비교에 들어갔다.
개인적 분석은 엔파밀이 가장 좋았다.
미국산 프리미엄 분유인 엔파밀과 시밀락은 무게(oz)를 기준으로 영양 표가 되어 있어 비교가 쉬웠지만, 임페리얼은 부피(ml)를 기준으로 되어 있어 서로 비교하기 위해 엑셀로 작업까지 해가며 삽질해야 했다. 또한, 성분에 대한 지식도 없으니 일일이 영문 성분명과 한글 성분명까지 찾아가며 공부해야 했다. ㅠ.ㅠ
먼저, 엔파밀과 시밀락 둘을 놓고 비교했을 때는 엔파밀의 완승이었다. 미국산이다 보니 아마존닷컴(amazon.com)에서도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역시나 엔파밀이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었다. 다음으로, 엔파밀과 임페리얼을 비교해 보았다. 성분의 표시 단위가 다르고 지식이 없어 비교하기 어려워 비교할 수 있는 부분만 비교해 보았는데 미세하게 엔파밀이 우세했다. 표시된 성분의 절반밖에 비교해보지 못했지만 어쨌든 엔파밀이 나름대로 분석한 성분에서 앞섰기 때문에 우리 아기 분유는 결국 엔파밀 결정했다.
문제는 가격인데, 임페리얼과 수치상으로는 미세한 차이기 때문에 가격대비 효율성을 본다면 임페리얼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본다. 엔파밀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다 보니 아마존닷컴이나 해외 쇼핑몰에서 직구매하거나 해외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야 한다. 따라서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소량으로 주문할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니 한 번에 많이 주문하거나 여럿이서 공동구매하는 방법이 좋다.
해외구매 대행업체에서 큰 용량으로 선택한다.
1차 구매로 남은 것과 새로 구매한 엔파밀. 많아 보이지만, 3개월 넘기기 힘들다.
엔파밀을 구매할 경로를 찾다가 해외구매 대행으로 결정했고 그중에 '푸푸베이비'라는 해외구매 대행 사이트를 이용했다. 처음에는 52.5oz짜리 x 6박스 제품을 샀고 두 번째는 54oz x 6팩 제품을 샀다. 처음과 비교해 제품 용기 디자인과 용량이 바뀌었고 환율의 변화도 있어 가격이 조금 올랐다. 국산 분유 대비 대략 2배 정도로 보면 된다.
54oz 제품이면, 임페리얼로 치면 11박스 조금 넘게 되는 양으로 우리 아기는 2~3개월 먹을 수 있는 양이니 유통기한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분유는 기본적으로 유통기한이 1년 이상이다. 이 정도 대용량은 배송비가 없으니 이 이상으로 많이 구매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외국 분유라 우리나라 아기한테 맞을까 걱정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가 네 것 내 것 가리겠는가? 수입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유의 성분과 함유량에 따라 아기에게 맞지 않는 제품이 있을 수 있으니 어떤 분유를 선택하든 처음에는 며칠간 테스트를 하며 지켜봐야 한다.
우리는 임페리얼을 먹던 아기에게 엔파밀이 몸에 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고나라를 통해 소량을 사서 먹여본 후 결정했다. 엔파밀과 시밀락은 액상 분유의 인기도 상당하니 여유가 된다면 액상 분유도 괜찮아 보인다.
참고로 우리 아기는 임페리얼 먹일 때보다 변 색깔 좋고 6개월이 된 지금까지 한 번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며, 며칠 전 영유아건강검진에서는 키 93p, 체중 94p, 머리둘레 39p로 키 크고 머리 작은 미인으로 입증받았다. ㅋ
단순한 엔파밀 단계
좌측부터 뉴본, 인펀트, 엔파그로우 토들러
우리나라 분유에도 보면 남양유업만 하더라도 임페리얼, 아이엠마더, 아기사랑 등이 있고 여기서 다시 단계별로 나뉘듯이 엔파밀도 당연히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로 분말과 액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나는 액상은 이용해보지 않아서 pass~,
다음으로 시기별로 나눈다. 임페리얼 1단계, 2단계와 같은 단계가 있는데, 엔파밀의 1단계는 'Enfamil PREMIUM Newborn'으로 신생아용(0~3개월)이다. 하지만 최대한 모유를 먹이고 있을 테니 굳이 뉴본을 사는 사람을 많지 않을 것이다. (몇 년 전 미국에서 생후 10일 된 아이가 엔파밀 먹고 박테리아 감염으로 사망한 사건이 크게 보도되었는데, 그때 제품이 뉴본이다. 당시 사망 원인이 엔파밀 때문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했으나 자발적 철거가 진행되기도 했었다. 결과적으로 찝찝한 녀석이다.)
엔파밀 2단계는 'Enfamil PREMIUM Infant'로 0~12개월 아기들이 먹는 제품이다. 대부분 모유로 시작하기 때문에 '뉴본'을 거칠 필요가 없겠지만, 모유 수유가 원활하지 못하다면 굳이 뉴본을 거칠 필요 없이 바로 인펀트를 시작해서 분유에 변화를 주지 않는 것도 방법이 된다. 4개월 정도 모유 수유, 이후 혼합 수유를 거쳐 분유만 먹이는 과정이 1개월가량 있었고 6개월 차부터 서서히 이유식을 하는 우리 아기를 기준으로 보면 대략 28,000g 정도의 분유가 필요한 것 같다. 보통 가장 많이 구매하는 분유가 800g짜리 통이니 이걸로 환산하면 35캔 정도가 되겠다. 이 정도를 임페리얼로 구매하면 대략 59만 원이 필요하고 121만 원 정도가 된다.
엔파밀 3단계는 'Enfagrow PREMIUM Toddler'로 36개월 차까지 먹이는 분유다. 12개월 이후로는 분유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니 이왕에 엔파밀을 시작했으면 이것으로 끝장을 봐도 좋겠다.
엔파밀 특수 분유
이 외에는 모두 특수 분유로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대략 아래와 같다.
▼ Enfamil Gentlease(젠틀리스): 가스가 차거나 소화가 잘 안 될 때 먹인다.
▼ Enfamil A.R.: 침을 많이 흘리는 아기용
▼ Enfamil ProSobee(프로소비): 우유 외에도 각종 알레르기가 있을 때
▼ Nutramigen(뉴트라미젠) with Enflora LGG: 우유 알레르기가 있을 때
▼ Enfamil EnfaCare(엔파케어): 미숙아, 저체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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