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차 막바지에 아내가 회사에서 돌아와 연락이 왔는데 하혈이 두 차례나 있었다며 불안해했다.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이랑 책을 뒤적거렸다. 임신 초기에 착상 혈이라고 자궁주위로 피가 많이 몰려 갈색 피가 묻어나올 수 있단다. 확인해보니 정말로 피가 갈색이었다. 일단 안심하고….
그래도 주의하는 게 좋을 테니 다음날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다음 주로 잡혀 있던 초음파 검사를 앞당겨 했고 혹시 몰라서 혈액검사도 받았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호르몬 주사를 일주일가량 맞아야 한다고 했는데 미리 대비하는 의미에서 바로 한 대 맞고 가라고 했다. 호르몬 주사 맞은 아내는 종일 통증에 시달렸다.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병원에서 전화연락이 없다. 이상이 있으면 월요일에 연락해준다고 했는데 연락이 없는 걸 보면 아무 일 없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7주하고도 1일 차 우리 아기
지난주 태아 보험이랑 내 보험 가입한다고 바쁘게 움직였는데, 태아 보험 가입이 끝났다. 어제 낮에 설계사가 보험증권을 가지고 왔다. 뭔가 든든한 빽이 생긴 것 같다. ㅋㅋ 임신 16주 지나면 생명보험도 가입해야지…. ㅋ
오늘 낮부터 속이 메슥거린다던 아내는 내가 퇴근해 집에 와서 보니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은가 보다. 곧바로 자지도 못하고 침대에 한참을 기대어 앉아 있다가 겨우 잠들었다. 우리 아기의 엄마는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 나는 당사자가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 참 괴롭지 않겠는가….
임신 사실을 안 이후로 청소와 설거지는 당연히 내 몫이다. 혹시나 아내가 냄새 때문에 괴로워할까 봐 음식물 쓰레기도 거의 매일 내다 버리고 있다.
며칠 전에는 생전 처음으로 김치를 썰어 봤고, 좀 전에는 고구마도 삶았다. 우리 아기가 나올 때쯤이면, 살림의 도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좀 귀찮을 뿐 힘들지는 않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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