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 병원 도착 의사 상담
코로나 때문에 요즘 성형외과에 손님이 많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오늘 바로 수술 되냐고 물어보고 된다 해서 오후 2시에 첫 진료 보면서 바로 수술하기로 하고 방문했다. A 원장은 작년에 나에게 눈 밑 지방에 관해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며 눈 밑 지방이 제법 많고, 피부도 처져 있어서 제법 많이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수술에 대해 약간 걱정하니 이 수술은 많이 하기도 하고 가장 기본적인 수술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14:10 실장(?) 상담
간호사 겸 실장 같은 분이랑 다른 방으로 옮겨가서 추가적인 질문이나 비용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어제 전화로 설명한 대로 120만 원인데 지인 할인으로 10만 원 할인해 준다고 한다. 생각보다 할인이 적어서 아쉬웠는데 요즘 코로나로 손님도 없고 하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백전카드' 덕분에 10만 원 정도 돌려받으니 100만 원에 한 것이다. 보통 병원은 치료를 먼저 하고 결제를 하는데, 성형외과 시스템이 다 그런지 여기는 결제를 먼저 했다.
14:15 약국
수술 후에 반창고 붙이고 나가기 좀 그러니 미리 약국에 가서 처방 약을 받아 오란다. 항생제랑 위장약, 나중에 바를 연고 등이 들어 있었다. 약값 = 16,000원
14:30~16:20 수술
마취 놓을 때 아프니 그때만 잠시 재워준다고 한다. 계속 재워달라고 하니 확인하는 과정 때문에 깨어 있어야 한단다.
옷을 갈아입고 수술대에 누웠다. 혹시나 내가 움직일 수 있다며 팔을 침대에 묶었다. 마취 전문의는 따로 없고 A 원장이 체중이랑 주량을 묻더니 간호사에게 뭐를 얼마를 타라고 지시를 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잠 오냐고 묻는데.... "네"라고 대답하고 잠을 잘 잘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 뭔가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람이 죽으면 이렇게 되는 건가? 여긴 천국인가? 편안한데?'
그 상태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점점 내가 환각제를 맞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수술방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의사와 간호사가 희미하게 보이며 말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온몸에 기운이 없어 말할 기운도 없다. 시간이 많이 흐른 것 같았는데, 아마 한 30분 정도 흘렀지 싶다.
의식이 거의 깨어나면서부터 수술하는 느낌이 전달되기 시작했다. 최대한 모르고 싶어서 눈을 감으려고 노력했지만, 태우기도 하고 빨아들이기도 하고 칼로 자르고 가위로 오리고 기구로 자른 피부 부위를 잡아 벌리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눈 주변으로 통증이 느껴지고 혹시나 눈을 건드릴까 불안감이 엄습했고... 얼굴 전신이 아프기도 하고 수술하면서 '얼굴에 신경이 많을 것 같은데 건드려서 잘못되는 건 아니겠지?' 하는 온갖 생각들이 들었다. 마취가 풀려가는지 점점 통증이 생겨나고 끝날 무렵에는 꽤 아파서 소리까지 냈다.
쉽고 간단한 수술이라 해서 아무 걱정 안 했는데.. 생각보다 아프고 긴 수술이었다. 예전에 치질 수술 10분도 체 안 걸렸지만, 회복하는 데는 며칠이 힘들었던 기억과 함께 '세상에 그런 수술은 없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16:30 퇴원
예약할 때 차 가지고 가도 되겠냐고 하니 좀 어지러울 수 있으니 운전 안 하는 게 좋다고 했지만, 들러야 할 곳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갔다. 수술이 끝나고 일어나보니 약간 어지러워 바로 운전하면 위험할 것 같아 잠시 누웠다 가겠다고 했다. 그 사이 눈에 얼음찜질을 잠시 하고 10분 뒤에 병원을 나왔다.
18:30 마취 후 통증
수술한 부위에 반창고를 크게 붙여 놓아 시야가 답답하고 통증이 '우우~리~ 하게' 계속해서 온다. 참을만하다. 19시 이후로는 통증이 많이 사그라졌다. 오히려 수술할 때가 좀 아프고 이후에는 크게 아프지는 않다.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베개를 높여서 자라고 했다. 평소에 옆으로 누워 자는 나에게는 힘든 자세지만, 하루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에 힘들지는 않았다. 눈이 주변으로 찐득거려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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