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 한 달 동안 240만 명이 다녀간 초대형 커뮤니티가 있다.사이트 빌더를 표방하며 홈페이지 제작과 관련된 정보로 넘쳐나는 제로보드 배포사이트인 엔지오 (http://www.nzeo.com)의 얘기다. 유용한 정보들이 넘쳐났고, 스킨과 팁들이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활성화 된 사이트였다. 스킨이나 팁 하나 올리면 순식간에 댓글로 넘쳐날 만큼 활기찬 커뮤니티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좋은 스킨에도, 유용한 팁에도 댓글이 붙는 개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아예 댓글조차 없는 게시물도 수두룩하다.
nzeo 메인페이지에 있는 카운터를 클릭해보았다. 하지만 2005년 월평균 50만 HIT로 이하. 적지 않은 방문자 수이지만 예전보다 너무나도 줄어든 숫자였다. 2003년도부터 현재까지의 카운터를 비교해보면 그 추이를 알 수 있다.
2003년 nzeo.com 카운터
2004년 nzeo.com 카운터
2005년 nzeo.com 카운터
2003년 8월 이후 방문자가 꾸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블로그와 미니홈피가 유행하며, 다른 보드들이 더 강력한 기능으로 무장되어 알려지고 있는 시점이 아닐까? 보안 취약점 문제도 한몫했을 것이다.
2004년 12월부터는 비교적 비슷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 제한선인 것 같다. 보드나 자신의 사이트를 유행에 따라 가기보다는 꾸준히 운영하는 사람들과 제로보드 매니아, 스킨 제작자 등의 방문이 꾸준한 것이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래 유지되지는 않을 것 같다. 시대는 변해가는데 엔지오는 오랫동안 운영자도 보이지 아무것도 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엔지오는 사이트가 큰 만큼 운영자들도 많다. 게시판별로 운영자가 따로 있으며, 그 수가 20명도 넘는다. 하지만 현재 그들 중 아이디를 볼 수 있는 운영자는 5명이나 될까 모르겠다. 한마디로 뚜렷한 운영방향도 없고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활동하는 소수 운영자가 그 수많은 게시판을 다 관리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아무래도 그 명맥을 오래 유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오늘 엔지오 카운터를 보면서 처음 엔지오를 발견했던 3년 전을 회상했다.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게시판에 질문 올려놓고 많이 알려진 분들 사이트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최근게시물 스킨 하나 수정해놓고 대단한 일 해냈다고 뿌듯해하던 시절…. 그 허접한 스킨에 조차도 댓글이 달리고 다운로드가 수백 수천씩 올라가던 때 말이다. 지금도 엔지오에는 많은 사람이 들락거린다. 아직도 엔지오의 잠재력이 살아있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제로보드 개발자 zero님을 천재라고 생각한다. 천재 한 사람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말처럼 실제로 그 한 사람 덕분에 수백만 명이 홈페이지를 편리하게 구축하지 않았나?
나는 그 천재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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