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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전하는말

즐거운 방귀?

by 대류 2005. 11. 11.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주례에 내려 68번 버스를 타고 학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내리기 한 코스 전….


저~ 앞 버스 정류장에 초등학생들이 대략 50명이 줄을 서 있었다. 어딘가 갔다 오거나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 중인 것 같았다. 설마 이 버스를 탈까 했는데, 정말로 타버렸다. 절반은 앞문으로 절반은 뒷문으로 서로 빨리 타려고 뛰어올랐다. 텅텅 비어있던 조용한 버스 안은 금세 아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졌고, 시끌벅적했다. 예전 같았으면 신경질 났을 텐데 녀석들… 귀여웠다. 같이 갈 시간이 좀 있다면 아이들 조용히도 시켜보고 얘기도 많이 했을 텐데 바로 다음 정거장에 내려야 하는 까닭에 근처에 있던 아이에게 어디 가느냐고 물었다. 소풍 갔다 오는 길이란다.


버스 기사 아저씨… 아예 포기한듯했다. 어찌 아이들을 이길 수 있겠는가…. 그것도 두 반은 되는 것 같던데… 선생님들도 통제하기는 어려울 거다. ㅋㅋ 아무튼 색다른 경험….


밤 11시 조금 넘어… 퇴근이다. 역시 지친 몸을 이끌고 68번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갈아타는 주례에 도착할 무렵, 뒤쪽 근처에 앉아 있었는데 맨 뒤쪽에 앉아 있던 한 무리의 대학생 예비역으로 보이는 녀석들이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술렁이기 시작했다. 라디오 듣는다고 이어폰 꼽고 있으니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곧 알게 되었다.


누가 방귀를 뀐 모양이다. 100년 묵은 김치 썩는 냄새가 났다. 그리고 뒷좌석의 사람들 모두가 얼굴이 벌게졌는데, 모두 웃는다. 예비역 학생들은 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공격을 퍼붓는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연인들도 마구 웃어댄다. 어쩌면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할 수 있는 지독한 냄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방귀 뀐 대가로 지인들에게 구박받는 모습은 평범하지만, 또 평범하지 않기에 작은 웃음거리도 되는가보다.


27년간 지하철에 익숙 해오다 버스로 교통수단을 바꾼 이후로 버스에 매력을 느껴가고 있는 것 같다. 지하철보다 적게 걷게 되고 출퇴근 시간을 피하면 오히려 지하철보다 빠른 경우가 많으며 무엇보다 사람들과 가까이 있는 것 같다. 지하철은 왠지 모르게 곁에 있는 사람과도 멀게 느껴지는데 말이다. 바깥을 보면서 가는 것도 정말 좋다. 무엇보다 예쁜 여자들이 너무 많다. 예쁜 여자들은 버스만 타나 보다. 지하철 이용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인데 말이다. 아니면 예쁜 여자들이 많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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